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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3화. 이런 경우에는 보통카테고리 없음 2026. 10. 19. 10:25
[고민게시판] 마지막 하나를 깨는 게 맞는지 봐 주실 분 있을까요 익명 · 20대 · 여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. 순서대로 적겠습니다.4년 전에 집에서 하던 인쇄소가 문을 닫았습니다. 정리 비용과 임대료 잔금이 남았습니다.2년 전 3월에 집에 온 우편물을 뜯어 보고 상황을 알았습니다. 카드 세 장이 서로를 메우고 있었습니다.그때부터 제 것을 네 번 해지했습니다. 2년 전 4월 적금, 작년 1월 적금, 작년 8월 저축성 보험, 올해 2월 연금보험입니다. 합쳐서 이천육백만 원이 조금 안 됩니다.남은 건 하나입니다. 스물셋에 든 저축성 보험이고 7년째, 만기까지 3년 남았습니다.동생 복학 등록금 사백십만 원 마감이 10월 23일입니다.이런 경우에는 보통 마지막 하나는 안 깨는 게 맞습니다. 제가 이쪽 일이라 숫자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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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2화. 금액 칸만 비웠어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17. 22:11
[고민게시판] 그만두기로 했는데 공책을 못 버리겠어요 익명 · 50대 · 여숫자로 말씀드리겠습니다. 그게 편해서요.어머니 돌아가시고 시골집을 10년 관리했습니다. 1년에 네 번, 왕복 5시간. 쓴 돈은 전부 공책 한 권에 적었습니다.10월 6일에 10년치 정산표를 가족 단톡에 올렸어요. 합계 사백육십이만 원, 셋으로 나누면 백오십사만 원. 막내는 그날 저녁에 바로 보냈고, 큰오빠는 읽고 5주째 답이 없습니다.올해 11월엔 처음으로 보일러 기름을 안 넣었어요. 별것 아닙니다.이제 그만두는 거니까 공책도 정리해야 하는데, 버리지도 못하고 집에 두면 자꾸 펴 보게 됩니다. 어디 맡겨 버리고 싶어요. 이상한가요.ㄴ 댓글 그냥 태워 버리세요. 저도 그렇게 하고 홀가분해졌어요약속보다 25분 일찍 와서 아래 계단에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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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1화. 오늘 칸은 하나예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16. 11:27
그는 들어오면서 앉지 않고 먼저 물었다."제가 좀 길게 말할 것 같은데, 괜찮으세요?""네."그래서 11분을 들었다. 한 번도 끊지 않았다.아버지가 마흔아홉에 쓰러졌고, 3년 누워 있다가 돌아가셨다. 작년 11월에 큰누나가 같은 것으로 입원했다. 마흔일곱이었고 지금은 퇴원해서 복직했다. 그는 올해 마흔하나다."그러니까 저는 8년이에요."말하는 동안 오른손이 탁자 위에 가로로 긴 선을 그었다. 그러고는 그 선을 짧게 끊어 몇 칸으로 나눴다.올해 3월부터 A4 한 장에 표를 만들었다고 했다. 8년을 분기로 쪼개 서른두 칸이고, 칸마다 할 일이 적혀 있다. 일곱 번 고쳐 적었고 네 번 접어 수첩에 끼워 다닌다."보험 세 개 더 들었어요. 다 합쳐서 한 달에 삼십팔만 원이요. 운동은 목요일로 잡았고, 집 명의는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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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0화. 아무거나 괜찮아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14. 10:56
[익명 고민 게시판] 생일에 받고 싶은 거 한 줄 적어 내라는데 2주째 못 적고 있어요스물일곱 / 여 / 작은 출판사에서 교정 봅니다. 3년차예요.별일은 아니고요. 저희 회사가 올해부터 생일에 받고 싶은 걸 한 사람씩 하나씩 적어 내기로 했어요. 그전에는 그냥 알아서 사 주셨는데 올해부터 그렇게 하자고요. 마감이 10월 7일인데 아직 한 글자도 못 적었습니다.제가 받고 싶은 게 없어서 그러는 건 아니에요. 없다기보다는, 딱히 정해 둔 게 없는 거예요. 그래서 매번 아무거나 괜찮다고 했고 그게 불편한 적도 없었어요.그런데 적으라고 하니까 이상하게 손이 안 움직여요. 뭘 적어도 틀린 것 같고요. 그러다 어제는 그냥 핸드크림이라고 쓰려다가 지웠습니다.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요.이런 걸로 상담을 가도 되는 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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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9화. 제 돈인지 빌라 돈인지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13. 12:13
[고민게시판] 빌라 일, 이제 그만하겠다고 말해도 될까요 익명 · 50대 · 남철물점 22년 했고, 일곱 집 사는 빌라에 11년째 살고 있습니다.3년 전부터 빌라에 고장 나는 건 제가 고쳤습니다. 계단 센서등 열한 개, 옥상 방수, 물탱크, 계단 난간, 우편함 자물쇠. 지난주에는 공동 현관 번호키도 바꿨습니다. 숫자 두 개가 닳아서 비밀번호가 다 보이더라고요. 십일만 원 들었고, 새 번호는 쪽지로 돌렸습니다.돈 받을 생각은 없어요. 다들 고맙다고는 합니다.그런데 이제 좀 그만하고 싶습니다. 말로 할지, 3년치 영수증을 정리해서 집집마다 돌릴지 모르겠습니다.어느 쪽이 덜 서운하게 들릴까요.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말을 하고 있었다."다 해 놨어요.""들어오세요.""번호키요. 지난주에 바꿨습니다. 쪽지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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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8화. 요는 그대로 있어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6. 11:47
문이 열려 있었다. 아래층 사장이 셔츠를 걸어 주고 간 뒤로 그랬을 텐데, 나는 그걸 몰랐다.그가 복도에 서 있었다."들어오세요.""······문이 열려 있어서요."들어가도 되느냐는 뜻인지 문을 닫으라는 뜻인지 알 수 없었다. 두 번째로 권하고 나서 들어왔다.손에 들고 있던 것을 탁자에 놓았다. 세탁물 보관증이었다."아래층에서 이거 주셨어요. 3층 분 거라고, 올라가는 사람 있으면 전해 달라고요.""3층은요.""안 올라갔어요. 그냥 받았어요."앉으면서 양손을 무릎 밑으로 넣었다. 그 손은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."11월 30일에 계약이 끝나요. 옮길까 해서 왔어요."스물여섯이고 동물병원에서 2년째 일한다고 했다. 묻는 것에만 답했고, 한 번 답한 것을 조금 뒤에 다른 말로 한 번 더 했다."혼자 사십니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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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7화. 그만둘 때 쓰려고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6. 11:47
약속은 3시였고 그는 3시 18분에 왔다."버스가 두 대 밀렸어요. 앞에서 7분, 환승하는 데서 11분이요."늦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. 앉으면서 탁자에 공책을 평평하게 놓고 양손을 포개 그 위에 올렸다. 표지에 테이프를 붙였는데 테이프가 공책보다 더 누랬다.물을 내려놓으려니까 그가 보온병을 가져갔다."제가 할게요. 제가 하는 게 빠르죠."내 잔까지 채워 놓고 자기 잔은 건드리지 않았다. 창틀에는 종이 한 장이 그대로 있다. 초록 글씨 쪽이 위로 가 있고 먼지가 앉았다.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11년 전이고, 시골집은 삼남매 공동명의로 남았다. 왕복 5시간이다.그는 10년 동안 1년에 네 번 내려갔다. 설, 4월 기일, 풀 깎는 여름 한 번, 추석."기름값은 얼마 안 들어요. 하루면 되고요."쓴 것은 전부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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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6화. 임시보관함에요픽션이논픽션(주역) 2026. 10. 6. 11:46
1층에 셔츠를 찾으러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문 앞에 사람이 서 있었다."5분이요." 그가 먼저 말했다. "안에 안 계셔서요."마흔둘, 개발자다. 1년 4개월 전에 한 번 앉았던 사람인데 오늘도 같은 봉투를 무릎에 올려놓고 내려놓지 않았다. 모서리가 그때보다 더 닳아 있었다."그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습니까.""조용히 덮였어요. 아무도 사과 안 했고 저는 남았고요."다음 프로젝트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. 그 말을 하고 바로 고쳤다."빠진 건 아니고요. 제가 안 들어간 거예요. 그때 좀 쉬고 싶었고."조 팀장 얘기가 나왔다. 그때 위에 있던 사람인데 작년에 다른 본부로 갔다가 올해 3월에 돌아왔고, 돌아와서 그에게 한 말은 없었다.9월에 새 프로젝트가 떴다. 정산 모듈을 다시 짜는 일인데 위에서 내려온 기간..